서초매거진(19) _ 2014. 02.21

서초구에 대한 풍수적 생각 _ 반포

글 : 김 규 순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 www.locationart.co.kr)

반포동과 잠원동은 아파트촌으로 지금 재건축이 이루어져서 부촌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금의 반포동과 잠원동은 일제 시대에는 한강모래사장이어서 사람이 별로 살지 않는 지역이었다. 홍수가 나면 물에 잠기는 상습 침수 지역이었다. 1970년에 제방을 쌓고 택지개발이 진행되면서 서울시내에서 가깝고 살기 좋은 동네로 변신한 것이다. 인간이 지형을 변경하기 시작한 것은 중장비가 개발된 1970년대 이후의 일이다. 실제로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면서 서울의 지형이 엄청나게 변했다. 반포동 중에서 서래마을은 산기슭의 높은 지대로 좋은 동네 소위 명당지역으로 평가 받을 정도로, 한강모래사장과는 사뭇 다른 성향을 띠고 있다. 지금은 고급단독주택이 들어서 있다.

풍수는 땅의 성격에 따라 땅을 이용하게 하여 땅의 효율성을 높이게 한다.

반포 아파트지구는 산의 연결부위라기 보다는 한강이 흙을 운반하여 만들어준 땅이다. 소위 범람원의 퇴적층 범주에 든다. 이런 땅은 물명당으로 놀이시설이나 쇼핑센터, 터미널, 경기장, 극장 등이 제격이다. 일부분은 그런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풍수적으로 땅의 기운이 약하다고 한다. 이런 땅은 전통적으로는 논밭이나 과수원으로 적당했다.

반포라는 알짜배기 땅에 제자리를 잡은 경부고속터미널과 호남고속터미널은 서울 시민의 중요한 교통시설이다. 비록 매연과 소음과 교통체증과 미세먼지가 반대급부이긴 하지만-. 아쉬운 점은 고속버스터미널이 아파트촌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어서 매연이 외곽으로 배출되기 전에 시민들이 호흡으로 마셔야하는 상황이다. 동서남북 어디를 봐도 매연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고급 아파트의 환경으로서는 무색하다. 좀 더 냉철하게 판단하였다면 터미널을 반포본동에 설치하였더라면 매연이 한강으로 배출되었을 것이다. 도시계획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한 대로 시설물이 들어서는 난개발이란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한강의 모래사장 땅으로는 반포동, 잠원동, 잠실동, 동부이촌동, 여의도동 등이 있다. 대부분 상습침수구역이었다가 제방사업과 유수지건설을 통해 주택지로 개발된 곳이다.

서울이 집중화 거대화 되면서 택지가 부족하자 사람이 살기에 탐탁하지 않던 땅까지 개발하여 택지로 만든 곳이다. 이는 제방 쌓기와 다리 놓기와 유수지 만들기, 배수펌프장 설치하기 등 토목건설의 기술이 발달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인간의 기술이 사용하기에 애매한 땅을 사용가능한 땅으로 만들고 있다. 상습침수지역의 땅을 명당으로 바꾸어 놓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유수지를 만들고 제방을 쌓아도 20년에 한 번 정도의 빈도로 침수를 피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편리한 교통과 생활기반시설이 갖추어진 인프라 구축과 한강변이라는 이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아파트이다.

특히 반포･잠원지역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은 주로 부유한 노인층이거나, 경제논리에 밝은 금융업에 종사자, 무역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세상 이치에 밝아서 이기적인 성향이지만 자기의 실력을 꾸준히 쌓아가는 사람이 좋아하는 땅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이 경쟁력이 있고 조직에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우리사회를 발전하게 한다. [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