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땅을 뒤엎지마라 - 광중을 크게 파지 말라 -

사람의 손과 발이 매일 먹고 노는 입과 배를 미워하고 질시하여 다리는 먹을 곳 있는 곳에 데려가지 않고, 손은 입에게 먹을 것을 갖다 주지 않아서 입과 배는 먹을 것을 먹지 못하고 소화를 시키지 못하니 손과 발도 힘이 빠져 종내에는 움직일 수도 없게 된다는 이솝우화가 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몸은 하나여서 어느 것을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 이야기이다.

동아시아의 사상과 문화에서는 땅을 유기체로 인식했다. 그래서 살아있다거나 죽었다거나 게으르다거나 미쳤다거나 병이 들었다 등의 표현으로 용맥을 분석하고 있다. 필요 이상으로 땅을 훼손하면, 그 댓가를 받게 된다.  땅을 잘 못 파헤치면 사람의 몸에 생채기가 나면 살이 썩고 뼈가 썩듯이 땅도 썩고 문들어져서 허물어지기도 한다. 그러면 그 땅만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땅도 같이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지난 폭우에 산사태가 난 우면산도 인공적인 길 만들기와 많은 사람들의 ㅡㅇ산으로 생채기가 난 산이 폭우라는 기회를 만나 나타난 현상이라고 하겠다.

지금 화장이 80%에 육박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매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드려야 할 말이 있다. 요즘 무덤의 광중을 팔 때에 가로세로 3미터를 파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는 풍수학인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위험한 작업이다.

옛날에 작업부가 삽과 곡괭이로 팔 때에는 넓게 파는 것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포크레인으로 작업을 하므로 작게 파는 것이 오히려 더욱 어려운 지경이다. 그래서 가로세로 3미터의 크기로 파고서는 봉분은 2-3미터정도의 크기로 만들고 있으니 봉분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광중으로 흘러들어가기 마련이다.

요즈음 만든 묘지의 80%가 물이 들어갔다는 말이 나온다. 초보풍수사라도 어느 묘지에 가서 이 무덤에 물이 찼다고 말하면 80%의 적중률을 보인다는 이야기이다. 제 아무리 명당을 잡아도 광중에 물이 들어가면 흉지가 된다. 물은 시신과 유골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다.

명당이 흉지가 되는 것은 땅이 노해서 그런 것이다. 땅이 노하는 것은 인간이 무식해서 그렇다. 땅을 팔 때 필요 이상으로 크게 파면 동티난다고 한다. 동티난 땅은 인간에게 화를 내는 땅이다. 인간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니 동티나게 한 사람은 그 벌을 벋게 되어 있다.

요즘 사람들은 무엇이던지 너무 잘 알아서 탈이다. 그래서 전문가의 말을 듣지 않는다. 전문가보다도 더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망령된 생각 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니 일어난다. 특히 땅을 파는 작업과 같은 일은 토목분야인데 삽도 만져 보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잘 아는지 이래라 저래라 간섭이 많다. 한 숨이 나올 정도이다. 어떤 곳에서는 작업자가 시달리다 못해 의뢰인이 해 달라는 대로 해줘버린다. 결국은 자기들 손해이다. 나중에 후회한 들 소용이없다. 일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광중과 관련된 부분은 사람의 손으로 세심하게 작업해야 한다. 작업부가 작업하기 어려워서 불가피한 부분만 포크레인으로 작업해야 하는데, 그것은 흙을 퍼 나르기, 잔디 나르기, 강회 나르기, 상석 나르기 등 큰 힘을 요하는 작업일 뿐이다.

광중(무덤속)에 물이 들어가는 이유는 대부분 빗물이 광중으로 스며드는 경우이다. 땅 속에서 물이 나는 경우는 드물다. 땅을 파는데 물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부모의 시신을 묻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흙을 파헤치거나 뒤엎은 곳에는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물이 스며든다. 그래서 스며드는 물을 막으려고 무덤에는 봉분을 만드는 것이다. 광중은 작게 파고 봉분은 크게 만들어야 한다.

부모나 조상을 잘 모시려는 마음이 있다면, 좋은 자리를 찾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 다음으로는 인공적으로 만드는 무덤이 세밀하고 정성스럽게 만들어져야 한다. 의사도 병을 잘고치는 의사가 있고 그렇지 않은 의사가 있듯이, 집을 지어도 집을 잘 짓는 건축업자가 있고 그렇지 않은 업자가 있듯이, 무덤과 봉분도 잘 만드는 팀이 있고 그렇지 못한 팀이 있는 것이다. ‘가격이 싸면 비지떡’이라는 옛말이 있다. 무조건 싼 곳을 찾아서 일을 맡기려 하지 말고, 정말 일을 잘하는 곳을 찾아서 맡기기를 당부한다. 그리고 땅을 팔 때에 필요한 크기만 파도록 해야 한다.

사는 집에 물이 새면 수리하고 살면 되지만, 부모나 조상의 묘에 물이 들어가면 집안 전체가 패망하고 난 뒤에야 알게 되니 이 얼마나 원통한 일인가.
조상을 모시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모른다. 하나에서 열까지 세심하고도 삼가고 절제해야 하고 그리고 주위사람들에게 후하게 대해야 한다. 조상을 잘 모시면 복이 저절로 들어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제발 함부로 땅을 뒤엎는 작업자를 만나지 말기 바란다. [qsoon]